본문 바로가기

주절주절

安國洞


학원 끝나고 보니 시간이 많이 남아서,
모처럼 종로에서 학교앞 회사까지 걸어갔다.
이 동네 너무 오래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로에서 인사동을 지나고 안국동 비원 돌담을 돌아
학교앞까지 가는길 곳곳에
16살의 정신나간 내가 있었고,18살의 방황하던 내가 있었으며
20살의 보헤미안같던 내가 있었고, 24살의 자신만만한 내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 그 모든 기억들만을 안은채, 어느덧 27살의 내가 홀로 쓸쓸히 걷고 있었다.

아마도 20여분이면 걸어왔을 길을
오늘은 무려 한시간가까이 걸렸던것 같다.
생각이 너무 많았다.
생각이 너무 많으면 피곤해진다.
생각이 너무 많으면 현실이 슬퍼진다.

安..편안함이 때론 고통을 만들때도 있다.
아마도, 젊은시절동안은, 한가할때 혼자서 그 길을 걷지 않으리.

-2006. 01.

'주절주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euro trip.  (0) 2010.01.25
맘마미아  (0) 2010.01.25
내 새끼들.  (0) 2010.01.25
사실은 말이지.  (0) 2010.01.25
이것저것.  (0) 2010.01.24